박완호-커브처럼
그냥 변화구를 던져 줘, 라는 말보다내게 커브를, 이란 말이훨씬 매력적이란 걸 곧장 당신에게 달려왔어요, 라고바로 들이대는 것보다는어딜 좀 들러 오느라……, 하는머뭇거리는 얼굴이내 맘 더 깊이 파고든다는 걸 커브, 하고 말할 때면어딘가 살짝 비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자꾸 빙빙 도는,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지쳐잠시 쪼그리고 앉아 쉬는네 흔들리는 숨결들 커, 커브라고,내게 커브를 던져 줘, 라고 말할 때네 혀 끝에 걸려 있던 바람이어느 순간 나를 향해 밀려오듯 그렇게 내게로 와 줘,어디로 꺾일지 모르는마음의 둥근 궤적을 따라커브로, 커브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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