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정하-이쯤에서 내가 가까이하고픈 것들,내가 간직하고픈 것들은 언제나내 손길이 닿기 전에 저만큼 사라져 버리고잡히는 것은 늘 쓸쓸한 그리움뿐이었지요.나는 이제 그만 그리움과 작별하고 싶습니다.내 평생 그것과는 이웃하고 싶지 않습니다.하룻밤도 돌아눕지 않는 그리움,그 지긋지긋한 상념들..., 금방이라도 내게 다가와 따뜻한 손 내밀 것 같은 그대여,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어디 있기에 이토록 더디 옵니까. 더보기
이정하-그대가 생각났습니다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비가 내려 또 그대가 생각났습니다.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만어김없이 그대가 생각났습니다.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그런 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났습니다.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해 봅니다.당신이 내게 남겨 준 모든 것들,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은아마도 이런 뜻이 아닐는지요.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 더보기
이정하-첫눈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