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게 말을 걸다 / 오정화 / 북포스 / 2011]

“삶의 한 걸음 한 호흡마다 그러하듯, 우리는 독서에서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더 풍성함을 얻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재발견해야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를 버리고 몰두할 줄도 알아야한다.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다면, 문학사를 줄줄이 꿰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아무 생각 없이 산만한 정신으로 책을 읽는 건 눈을 감고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거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자신의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 된다.

이와는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한다.” - 헤르만 헤세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고, 인간과 인생을 읽는 길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독서에 관한한 전문가라는 호칭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 길을 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책 읽는 방법은 물론 독서토론법과 독서치료에 관한 강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꾸준한 독서도 쉽지 않지만, 책을 읽고 그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토론모임이나 글로 쓰는 독후감 또는 서평 또한 만만치 않은 작업입니다. 책 읽는 것도 힘든데, 독서토론에 참여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거의 대부분 손 사레를 치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독서를 통해 충만한 인간이 되고, 토론을 통해 준비된 사람이 되며, 쓰기를 통해 완전해지지는 않더라도 좀 더 온전해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독서는 언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독서는 문자언어를 통해서 의미를 구성하는 사고과정이고, 언어는 사고의 도구이자 동시에 의사소통의 도구입니다. 책에는 인류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책속에 구사된 언어를 통해서 문화의 향기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역사 속의 인물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소통이란 단어는 우리 각자의 일이 점점 세분화되어가고 있는 요즈음에 통섭이라는 단어와 함께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소통이란 글에 담긴 정보를 이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곧 글 속에 숨겨진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여 해석하고 감상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독서는 글쓴이와 독자사이에 성립하는 의사소통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책읽기’를 권유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대답이 시간이 없다! 입니다. 물론 바쁘겠죠? 그러나 출퇴근시간에 스마트폰과 노는 시간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웹서핑에 귀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정 시간이 없으면, 자투리 시간이라도 잘 활용을 하면 한 달에 최소한 두 권 이상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자투리 시간도 활용하는 편이지만, 잠들기 전 최소한 1시간~1시간 반 정도를 독서시간에 투자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TV 시청을 안 하면 됩니다.

“삶의 여유는 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독서가 생활화되면 독서는 습관으로 자리 잡고, 책을 통해 한결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를테면 바쁠수록 명상서적을 읽거나 지혜서를 읽는 것이다. 시간의 노예가 되지 말고 시간의 주인이 되어 과감히 멈추는 용기가 필요하다. 달리면 달릴수록 자전거의 페달처럼 가속도가 붙는다. 어느 분야의 책을 읽느냐에 따라 마음은 늦추어질 수도 있고 다급해질 수도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핸드폰을 챙기듯 책 한권 챙겨나가는 습관은 삶의 여유와 휴식을 얻는 지름길이다.”

책에는 여러 독서클럽이 소개됩니다. 실제 그 회원들이 쓴 글들이 중간 중간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분은 독서모임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책을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 가장 많은 변화를 얻은 사람이 바로 그 자신이라고 합니다. 책을 통해서 ‘산다는 것, 의미 있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보다 긍정적이며 생산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법도 배웠다고 합니다. 즉, 네트워크가 형성되다보니까 한 사람, 한 사람 더욱 귀하게 생각이 든다는 것이죠. 아마도 책을 통해 나누는 생각이 각자의 삶의 나눔까지도 확장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서경영」이라고 들어보셨죠? 경영에 독서가 들어갑니다. 직원들 간에 보이지 않던 벽이 없어집니다. 그 기업의 대표자와 직원들 사이에 흐르던 깊은 강물이 발목을 간질이는 시냇물로 바뀝니다. 사실 업무 외에 서로 대화가 없던 직원들이 독서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성공사례를 들어보면, 첫 시작이 힘들지 그다음부터 얻어지는 점이 많습니다. 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서로의 좋은 점을 대화로 이끌어 낼 수 있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공감을 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효과적인 ‘직장 내 독서토론회’가 뿌리내리기 위해선 경영자의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근무시간이외에 직원들을 붙잡아놓아 모처럼 좋은 뜻이 불만의 요인이 되면 안 됩니다. 그래서 1달에 한 번 업무시간을 앞당겨 마감하고, 그 시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책은 독서지도, 독서토론, 독서치료 등 독서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거나 관심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진들과 참여자들이 꼭 읽어볼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책과 담을 쌓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 없이도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책으로 담을 쌓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보는 책으로 담을 쌓고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며 상대방을 보려하지도 않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책으로 담을 허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마음의 평수를 넓혀가는 사람입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리뷰어 변성래 신경외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