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영국부커상 수상작


자유국가에서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V.S.네이폴 (문학세계사,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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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년을 일해서 한재산을 모았었다. 내 동생은 교육을 받아야 할 애였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할 애였다. 그런데 끝은 이렇게 돼 버렸다. 이 좁은 방에서, 이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다. 도대체 나는 누구를 죽여야 할까?- <누구를 죽여야 하나> p. 135

 사실 최근에 번역된 책으로 상당한 명성이 있는 미겔스트리트라는 저서가 있다. 그러나 한 때 안정효씨가 번역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책을 골랐다. 아무래도 안정효씨의 번역으로 보기엔 너무 오래된 책이어서 비교적 최근의 번역본을 선택했다. 내용은 내 기대를 한참 벗어났다.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청 오래 집중해서 읽었다, 본인이 상상한 것 이상의 책이었다. 프롤로그에 정체모를 관찰자 '나'가 등장한 이후로 단편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등장인물들의 인종이며 성격이 단편소설들마다 매우 판이하게 다르다. 심지어 마지막엔 나름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영국의 게이까지 등장하니, 대체 이런 캐릭터들을 어떻게 끄집어냈는지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주제는 집착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동일하다. 차별받는 제3세계 국가인종들의 이야기이다. 매우 시니컬한 번역과 결코 주인공이 행복할 수 없는 엔딩, 그리고 재빨리 진행되는 의식의 흐름이 매우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노벨상이 아닌 영국 부커상을 탄 소설이지만 노벨상을 탄 몇몇 소설들은 초월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를 죽여야 하나'가 상당히 공감을 얻으리라고 생각한다. 조금 각박한 사회때문에 덜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형제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으니 말이다. 당연히 이 소설은 미국에서 매우 힘들게 살아가는 인도 2세대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자유국가에서'가 중편쯤에 속하는 소설인데, 상당히 인상깊은 이야기였다. 아프리카 대륙을 드라이브하게 된 영국 남녀의 이야기이지만, 내용이 그닥 밝지는 않다. 오히려 잔뜩 긴장된 느낌에다가 지독히 뒷사정을 설명해주지 않는 현재형이어서 훨씬 스릴있고 참담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이 분이 쓴 자서전 여행소설도 있다고 하는데, 여행에세이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분의 소설은 한 번 읽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노벨상을 탄 작가들이 전부 대중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앞뒤 꽉 막힌 사람들은 아니다. 개중엔 훌륭히 예술적인 문체와 소통 모두에 성공하여 노벨상을 탄 사람들도 있다. 그런 소설들을 찾으려면 비판하기 전에 일단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V.S 네이폴

영국령 섬에서 인도계 부모에 의해 태어났다고 한다. 볼이 발그레한 것이 순박한 할아버지처럼 생겼다.



"세계화를 빙자하여 일어나는 인종차별과 그에 순응하는 소시민들을 돌아보게 되는 소설"


리뷰어 : 김정원(미나비리스)
소개 : 네이버 블로그 '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바로가기)'운영
책취향 : 우울, 반전, 잔인함, 선정성, 사회에 대한 분노표출, 영미고전소설, 동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