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법이 잡아끄는 것처럼 나는 한 발씩 길고양이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그 끌림에 기꺼이 몸을 맡겼다.

 

이것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한 동네 길고양이에 대한 보고서이다.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 그들의 가족사이자 성장과 수난, 희로애락의 기록이다.
나는 그저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도 우리처럼 심장이 뜨거운 똑같은 생명체라는 것을.
우리가 느끼는 기쁨과 절망과 고통을 그들도 동등하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길에서든 집에서든, 싫든 좋든 고양이는 우리와 어울려 살아야 하는 동반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예전에 중국에서 혼자 살적에 고양이 한마리를 키웠던 적이 있었다. 혼자 공원을 산책하고 있던 어느날 큰 도로변에 정말 작은 아기 고양이 한마리가 혼자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위험해 보여서 안아주었다가 그냥 두고 올 수 없어서 데려와 함께 살았다. 처음 만났을 때 엄지공주 같이 작아서 이름을 '엄지'라 지었다.
  데려오자마자 목욕부터 시키고 먹을 것을 사다 주었더니 밥도 잘 먹고 나를 엄마인 줄 아는 듯 너무 잘 따랐었다. 밖에 나갔다 오면 반가운지 내 다리에 몸을 비비며 야옹야옹 거렸다. 고양이는 도도하고 차갑다고 생각했던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린 엄지.
  그때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 후에 고양이 관련 서적을 몇권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은 내가 만났던 엄지와 같은 길고양이 이야기라 관심이 갔다.

추냥이가 엄마에게 배우는 것들

엄마는 늘 내게 말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란다.
자동차보다, 길거리 개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란다.
사람이 우리에게 관대할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그들이 선심을 베풀 땐 다 이유가 있지.
그들은 우리가 한밤중에 우는 것도 재수 없어 하고,
집 앞에 쓰레기봉투가 뜯겨 있으면 가장 먼저 우리를 의심한단다.
그러니 사람에게 매달리는 건 도로에 뛰어드는 것보다 위험한 거야.
어차피 삶이란 단독자로 살아가는 거다.
너도 곧 독립을 하게 될 테고,
그러면 이제 너만의 영역을 구축해야 해.
영토가 아니라 영역이란 걸 명심해.
영토의 개념은 부동산 투기에 눈먼 인간들의 개념이니까.
우리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 따위는 주장하지 않아.
그건 아무래도 좋다고,
다만 중요한 건 생존이야. 살아남는 것.
삶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정의는 죽을 때쯤 생각해도 충분해."
하긴 나로서는 아직 엄마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다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말만은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단독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엄마만큼 나이가 들어야겠지요.
그래도 가끔은 형제 무리를 벗어나 먼 곳에 다녀오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은 너무 멀리 가는 건 위험합니다.
거긴 내 영역이 아니니까요.
지금은 겨울이고, 겨울은 춥고 깁니다.
결정적으로 겨울은 배고픈 계절입니다.
나 같은 길고양이에겐 더더욱.
눈보라가 치고, 칼바람이 불면 컨테이너 아래로 몸을 피했다가
짧은 햇살이라도 비치면 겨우 밖으로 나옵니다.
하필이면 혹독한 겨울에 태어나 이토록 추운 세상을 건너갑니다.
그래도 세상에는 엄마가 얘기한 무서운 사람만 있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중국에서 살 적에 내가 본 중국사람들은 길고양이와 함께 동반자처럼 정말 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난 고양이 싫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찢고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고 쥐들을 잡아 먹으니 더럽고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정말 청결한 동물이다. 항상 자신의 몸을 그루밍하여 온몸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배설물 처리 또한 깔끔하다.
일본이나 스웨덴,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장려가 되어 고양이가 길거리의 음식물 쓰레기를 뒤져 지저분해지는 것을 예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예방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고양이와 함께 지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고양이가 얼마나 매력적인 동물인지..

  이 책은 저자가 1년 반 동안 길고양이를 지켜보며 일어난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고양이를 사랑하시는 분들, 고양이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추천.

 나에게 고양이의 매력을 알게해 준 보고싶은 엄지

2008년 9월 8일 엄지와 함께 지내게된 첫날

리뷰어: 차수정
소   개: 태후사랑(십정1점), 북나나 소그룹 : 여자라서 행BOOK해요 지기
책취향: 모든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