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 경영이 인문을 만나야 하는 이유
- 인문학, 그 통찰의 힘
우리는 왜 인문학에 새삼 주목하는가? 다름 아닌 ‘통찰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여기서 말하는 통찰은 ‘통찰(洞察)’이면서 동시에 ‘통찰(通察)’이다. 통찰(洞察)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말한다. 인사이트(insight)다. 아울러 통찰은 곧 통람(通覽)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훑어 두루 살펴보는 것이다. 오버뷰(overview)다. 결국 통찰의 힘은 바로 통찰과 통람의 융합이며 인사이트과 오버뷰의 시너지다.
우리가 살고 있고 또 살아가야 할 이 시대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력한 통찰의 힘을 요청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 디지털 사회로 속진(速進)하면서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정신없어졌다. 예전에는 간단히 결론짓고 결정할 수 있을 법한 일들이 이젠 너무 많은 변수와 씨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각각의 일들에 대한 분석적인 전문가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그들의 의견을 모두 모아 책임지고 판단하며 총괄적인 수준에서 결정할 사람은 선뜻 눈에 띄지 않는다. 분석의 힘은 커졌는지 모르지만 통찰의 힘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분석과잉, 통찰결핍’인 셈이다. 그런데 통찰의 힘을 기르는 데 최고의 자양분이 바로 인문학(人文學), 즉 ‘후마니타스(humanitas)’이다. 그래서 인문학을 다시 보는 것이다. 인문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인문의 위력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진정한 통찰의 힘을 얻기 위해서!
- 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르네상스!
이 책의 존재 이유는 오직 하나다. 인문학의 자양분을 섭취해 저마다의 삶의 밑동으로부터 통찰의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감히 주창하는 슬로건은 ‘인문경영’이다. 인문학에 바탕 한 인생경영으로부터 기업경영, 국가경영까지 망라한 삶의 모든 경영이다.
인문학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대학과 교수사회가 통찰의 힘을 상실했음을 뜻한다. 진정한 통찰의 힘은 현실의 팽팽한 긴장감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오늘날 한국의 대학과 교수사회가 지난 7,80년대보다도 현격하게 통찰의 힘을 잃은 까닭이 현실의 팽팽한 긴장감으로부터 유리된 채 늘어져 있기 때문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 인문학, 삶의 진정한 뿌리
이 책은 기업의 CEO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나를 경영하고 스스로를 일으키려는 모든 사람들의 책이다. 빈곤은 밥과 돈의 문제이기 이전에 생각과 정신의 문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빵일지 모르지만 정말 긴요한 것은 ‘자존감의 회복’이다. 가난한 이들도 중산층들이 흔히 접하는 연주회와 공연, 박물관과 강연 같은 ‘살아있는 인문학’을 접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이는 그런 경험들이 깊이 있게 사고하는 법, 현명하게 판단하는 법을 삶 속에서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기를 근본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은 결국 인문학이다. 사람이 삶의 새 지표를 찾는 데 인문학의 힘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얼 쇼리스가 거듭 강조해 말한 것처럼 인문학은 자유로워지기, 일상을 새롭게 생각해보기, 과거에 짓눌리지 않기를 시작하도록 사람들을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문학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무기력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일상을 자율적이고 자신감 있게 새로 시작하도록 이끌어주는 진정한 힘의 원천이다.
- 인문학의 숨은 힘
예부터 문ㆍ사ㆍ철(文史哲)이라 했다. 문장과 역사와 철학이다. 먼저, 문장은 기교의 산물이 아니다. 문장은 사람의 마음이고 영혼이다. 더불어 역사는 포폄이다. 역사라는 거울에 비추어 스스로를 반성하고 나아갈 바를 살피는 것이다. 그리고 철학은 단지 관념의 퇴적이나 사념의 유희가 아니다. 그것은 깊은 생각과 넓은 조망을 통해 삶의 진정한 원리를 발견해가는 살아 있는 운동이다. 이 문ㆍ사ㆍ철이 바로 인문학의 본령이다.
제1장 역사, 흥륭과 쇠망의 이중주 : 흥륭사(興隆史)
- 중국에 분 강희열풍
명 왕조→청 왕조. 고작 15만 명에 불과했던 만주족의 청 왕조가 1억 5000만 명의 한족으로 구성된 거대 제국인 명 왕조를 무너뜨리고 북경에 입성한 것이다. 이는 분명 역사적인 ‘기적’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기적은 이 같은 여세를 지속시켜 130여 년간 청 왕조를 단단한 반석 위에 올려놓고 찬란한 전성기를 이어간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의 치세였다. 그리고 그 시발점에는 강희제가 있다.
오늘날 중국 지도부가 벤치마킹하려는 인물은 진시황도, 한고조 유방도, 한무제도, 원태조 칭기스칸도, 명태조 주원장도 아닌, 바로 강희제다. 대체 강희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 천리마는 늘 있지만, 그것을 알아볼 눈이 드물 뿐이다.
강희제의 믿기지 않는 리더십의 원천에는 무엇보다도 인재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었다. “천리마는 어느 시대, 어디에나 있었지만 천리마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백락은 언제나 드물다”
- 부드럽지 않은 고기를 먹는 데 익숙해지게 단련시켜라.
강희제는 책을 보다가 피를 토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학구열이 높은 황제였다. 그는 한족 출신의 유학자로부터는 주자학을, 예수회 출신의 서양인 신부로부터는 자연과학을 배우는 등 학문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그의 이 같은 호학(好學)과 향학열, 끊임없는 탐구가 청 왕조의 문화적 전성기를 이뤄낸 바탕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호학인답게 강희제가 가장 많은 힘을 쏟은 분야는 교육이었다. 실제로 중국 역사상 서원이 가장 발전했던 시대도 강희제 때였다. 강희제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제부터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선통제 부의까지 역대 220여 명의 황제중에 가장 오랫동안 제위에 머물렀는데, 강희제의 손자인 건륭제 역시 60년 동안 제위를 지켰다. 말이 재위 61년이지, 사실 이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나 다름없는 세월이다. 강희제가 이처럼 긴 통치의 세월을 보내면서 죽기 5년 전에 남긴 유서, 즉 고별 상유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짐이 제위에 오른 지 20년이 되던 해에는 내가 30년간이나 제위에 있을지 몰랐고, 또 30년이 되던 해에는 내가 40년간이나 제위에 머물지를 알 수 없었다. 그런데 벌써 57년이나 지났다.”
강희제는 하루하루에 충실했다. 자기 살날이 얼마나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오늘은 무사해도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다. 강희제는 날마다 오늘이 끝일지 모른다는 각오로 살았다. 결국 그것이 61년 동안 쌓여 강건성세의 바탕이 되었다.
- 국궁진력,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
강희제의 좌우명은 ‘국궁진력(鞠躬盡力)’이었다. ‘국궁(鞠躬)’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굽힌다는 뜻이다. 강희제는 “짐은 하늘의 종이기 때문에 어떠한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군주는 죽는 그날까지 한 순간도 쉬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진심으로 스스로 몸을 굽혀 국궁진력을 다했던 강희제의 모습은 오늘날의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이다.
- 편안할 때 위태로움을, 좋을 때 위태함을 생각하라.
건륭제는 선대 황제인 강희제와 옹정제의 치국 방침을 깊이 연구했다. 이를테면 강희제는 관대함으로 성공했지만, 그 관대함 때문에 관리들의 부패를 초래했다. 그런가 하면 옹정제는 엄격함으로 성공했지만, 그 지나친 엄격함이 경직과 공포감을 조성했다. 이들의 치세를 지켜봐온 건륭제는, 강희제의 관인과 옹정제의 엄맹을 융합한 관엄상제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관대함이 ‘방임’이 되지 않고, 그의 엄함이 ‘엄혹’이 되지 않은 것도 그 덕분이었다. 다시 말해 그는 지나치게 조이거나 늦추지 않고, 나태하지도 조급하지도 않아야 대공지정, 즉 지극히 공평하고 바르게 될 것이며 이것이 나라를 흥륭케 한다고 생각했다.
제2장 창의성,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힘
- 창의성, 끊임없는 차이의 산물
최근 많은 기업들이 창의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창의성이란 이렇다 할 만큼 머릿속에서 쉽게 그려지는 개념이 아니다. 창의성이란 쉽게 말해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성질이다. 창의성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땅에서 솟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기존의 것들에서 벗어난 색다른 차이가 쉼 없이 지속될 때 나타난다. 즉 창의성이란 끊임없는 차이의 부각과 그 차이의 지속인 셈이다. 그 끊임없는 차이의 지속이 결국 넘볼 수 없는 격차를 만들고, 종국에는 전혀 새로운 질과 차원을 향한 창의성의 원천이 된다.
또한,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낯설게 해야 한다. 익숙한 것일수록 안티-크리에이티브한 것이다. 즉 밥을 먹을 때도 그 나물에 그 반찬을 피해가고, 매일 보는 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끊임없이 나를 낯설게 하고 곤혹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낯섦과 곤혹스러움이 우리에게 문제를 던지고, 다시 그 속에서 솔루션을 찾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솔루션이 창의성의 바탕이 된다.
- 프리미어리그, 창의성의 경연장
『창의성의 즐거움(Creativity)』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 발현의 3요소로 일련의 상징적 규칙과 절차로 이뤄진 ‘영역’, 그 영역으로 가는 길목에서 문지기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활동 ‘현장’,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개인’을 꼽았다.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을 발휘할 ‘영역’을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이는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저 잘 하는 게 아닌 탁월할 수 있는 곳에 자신의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최고 수준의 ‘현장’에서 뛰어야 한다. B급 리그에서는 B급 수준의 탁월성밖에 발휘할 수 없다.
창의성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또한 창의성은 단지 아이디어의 소산도 아니고, 단순히 IQ와 비례하지도 않는다. 사실상 창의성이란 거대한 벽에 부딪혔을 때, 반드시 그 벽을 넘고 말겠다는 도전 의식과 필사적인 자기 투쟁의 과정 속에서 길어 올릴 수 있는 인간의 고유한 성질에 가깝다. 그렇다면 창의성 있는 조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들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최고의 플레이, 독창적인 플레이, 창의적인 플레이를 끌어내려면 최고 수준의 경쟁 리그를 만들어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조직 자체를 최고 수준의 경쟁 조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창의성을 추구하는 조직의 업(業)은 각각의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며 뛰어 놀 수 있는 업이기도 해야 한다.
- 창의성의 중심지는 문화적 교차로이며 변화의 중심지이다.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의 중심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곳, 여러 가지 생활방식과 지식이 융합하는 곳, 사람들이 새로운 사고를 수용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을 조성해주는 곳이다.”
결국 창의성은 개인, 혹은 조직의 탁월성이 일정한 영역의 현장에서 새로운 변화와 번영을 일구어내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창의성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경영 방식, 창발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 고정관념의 교실에서 탈출하라.
첫째, 30 대 70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는 자기 시간을 30%는 실질적인 업무에 쏟되 나머지 70%는 재충전과 여가 혹은 남들 눈에 하찮게 여겨지는 것들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초보 경영자와 노련한 경영자의 차이는 바로 이 30 대 70의 공식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에 달려 있다. 언뜻 반대로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부재경영’이라는 말도 있듯 “위임할 수 있는 결정은 결코 직접 내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 경영자는 당장의 현안에 매달려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1~2년을 보내고 나면 아무리 재능 있는 경영자도 계속 방전만 한 배터리처럼 소진된다. 반면에 노련한 경영자는 30 대 70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지치지 않고 10년, 20년을 롱런한다. 이는 당장의 현안에만 매달리지 않고 꾸준히 미래에 대한 투자로 재충전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둘째, 400년 이상 된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한다. 최근 나오는 책들과 자료는 경쟁자도 읽는다. 하지만 400년 이상 된 고전을 읽는 경영자는 여간해서 드물다. 즉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려면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의 것들을 끄집어내야 한다. 물론 꼭 시간적으로 400년 이상 묵은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이것은 사람들의 시선이 비껴가고 있는 지점을 살피라는 의미다. 즉 스스로를 남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낯설게 만들라는 뜻이다.
셋째, 몰입의 즐거움을 배워야 한다. 창의적 인물들은 몰입의 즐거움을 안다. 미치지 않으면 창조도 없다. 미쳐야 몰입할 수 있고 몰입해야 뭔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며, 그래서 몰입을 하고, 그 몰입 상태를 많이 경험할수록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몰입을 하다 보면 몇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암벽 등반을 한다고 치자. 밑에서 보면 조마조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정작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 암벽에 매달려 차분하게 한 스텝, 한 스텝 밟아 올라간다. 본능적으로 다음 스텝을 옮기는 것이다. 밑에서 쳐다보는 사람들은 행여나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반면, 절벽에 매달린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평소의 초조나 우울은 물론이요, 일말의 불안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몇 시간을 밧줄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 시간이 몇 분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 절벽을 내려오면 금세 또 올라가고 싶어 한다. 이것이 몰입의 즐거움이다.
- 창의성의 대가들
- 창의적 레이스의 7원칙
① 페이스를 잃지 말아야 한다. 오버페이스를 하면 누구도 42.195km를 완주할 수 없다.
② 구간 기록을 체크해야 한다. 창의와 혁신의 레이스는 결코 단거리가 아니다.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창의력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면서 다음번에 좀 더 나은 구간 기록을 갱신하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③ 지난 레이스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레이스를 체크하되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④ 시선을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몰입해 있는 사람은 옆에서 누가 야유하든 환호하든 관심을 두지 않고 묵묵히 레이스에만 집중한다. 창의적 레이서가 할 일은 웅성거림에 귀 기울이거나 환호에 답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뛰는 것뿐이다.
⑤ 소중하게 여기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뛰어야 한다.
⑥ 경쟁자가 아닌 목표를 보고 뛰어야 한다. 창의적 레이스의 목적이 단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라. 경쟁자만 보고 뛰는 사람은 목표를 보고 뛰는 사람을 결코 이길 수 없다.
⑦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려야 한다. 사실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3장 디지털, 그 감각의 제국을 지배하라
- 감각의 힘
‘어떻게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실 ‘어떻게 상대의 마음을 유혹할 것인가?’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감각은 유혹의 통로다. 우리가 감각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감각적 존재이고, 우리의 커뮤니케이션도 그 유혹의 통로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반드시 오감의 발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오감을 통해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한다.
감각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통로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유혹의 채널’이자 우리는 유혹적이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원동력이다. 감각의 세계는 다음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① 감각은 섞인다(fusion). 감각은 섞임 속에서 진짜 묘미를 발휘한다. 맛은 미각+시각+후각
② 감각은 움직인다. 끊임없이 움직이지 않는 감각은 결국 퇴화한다.
③ 감각은 느낌이다. 우리는 만지며 느끼고, 들으면서 느끼며, 맛보며 느낀다. 또 냄새 맡으면서 느낌. 따라서 감각 중에서도 느낌 있는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 느낌은 공감을 이끌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이른바 ‘느낌-공감-시너지’의 연쇄 고리를 형성한다. 거기서 진정한 ‘감각의 파워’가 생겨난다.
그러나 감각의 본질적인 속성은 뒤섞임에 있다. 서로 섞여야 즐거워지고 활발해진다. 이처럼 감각은 섞임 그 자체다. 그렇다면 감각의 힘을 극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① 열어라(Let's open). 여는 만큼 느낄 수 있다.
② 느껴라(Let's sense).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총체적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현상을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③ 상상하라(Let's imagine). 상상력은 곧 생산력이다.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마저 상상하고,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상상의 베이스캠프를 쳐라.
④ 내버려 두어라(Let it be). 오감은 억압당해서는 안 된다. 혹시 내 오감이 오금을 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살펴보고, 오감을 자유롭게 하라.
⑤ 놀아라(Let's play).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만 감각도 우리 일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진원지가 될 수 있다. 감각의 돌기들이 놀면서 충돌하면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시너지가 발생하고 힘이 형성된다. 그 힘은 멈춤 없이 공감으로 옮아가고, 다시 시너지로 옮아가면서 극대화된다.
- 감각의 해부 : 촉각, 후각, 청각, 시각, 미각, 공감각
- 당신의 감각을 훈련하라
‘느낌, 감성, 감각의 로직’을 원활히 작동시키려면 무엇보다도 세상을 향해 오감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감각에 의존하는 대신 전 감각을 활용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온몸으로 실천한 사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제4장 스토리, 미래 사회를 사로잡는 힘
- 꿈의 사회, 드림 소사이어티가 온다.
정보화 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우리가 그 사회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말이다. 인류는 수렵꾼으로, 또 농부로 살았고, 공장에서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또 다른 형태의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다. 이것은 신화와 꿈, 이야기를 바탕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새로운 사회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시장은 감성과 꿈이 지배한다. 이 시장에서 승리하려거든 이야기를 존중해야 한다. 이야기를 잉태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이야기 없이는 그 어떤 부가가치도 낳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상품 그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산다. 기업과 시장을 주도하려거든 이야기꾼(storyteller)이 되어라. 그것이 정보화 사회 이후에 도래할 드림 소사이어티를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다.
- 상상력이 곧 생산력이다.
이야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졌는지는 『해리포터』나 『다 빈치 코드』등이 가진 영향력만 봐도 알 수 있다. 인간의 정보 흡수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흥미로운 이야기에 담아 전달하면 거의 무한대의 흡수가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 내러티브 파워(narrative power)다. 그러므로 드림 소사이어티의 CEO에게는 강력한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기서의 스토리텔링이란 꿈과 감성이 버무려진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다.
- 드림 소사이어티의 6대 감성 시장
- 모든 성공한 제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시대의 키워드는 다름 아닌 커뮤니케이션이다. 상사와 직원, 기업과 소비자, 시장과 시장 간에 얼마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가가 일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다. 공감하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야기가 필요하고, CEO는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 날것의 사고를 되살려라
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날것의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미개함은 원시적인 것, 아직 재배되지 않고 익지 않은 날것의 사고, 야생의 패턴 그 자체다.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이야기의 힘을 얻으려면 바로 그 야생의 사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아무리 현대의 생활상을 하고 있다고 하나, 우리 안에는 분명히 수억 년을 이어온 야생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
이제 날것의 사고를 끊임없이 되새김질해 살려내자. 더불어 이야기의 힘을 키우려면 이 같은 새로운 상상의 나래위에서 다양한 인문학적 바탕을 갖추어야 하며, 그것을 다시 나만의 이야기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즉 상품에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은 상품에 주술을 거는 것과 같다. 강한 임팩트가 있는 긍정적인 이야기, 간결하면서도 흐름이 분명한 이야기, 극적인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찾아라. 이야기와 상품의 멋들어진 결합이야말로 드림 소사이어티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고의 방책이다.
- 이야기가 있는 상품들, 이야기로 승부하라
과거의 전쟁에서는 칼이나 총 같은 하드웨어가 중요했다. 또 얼마 전까지는 그것을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토리를 만들고 내러티브를 생산해내는 콘텐츠웨어가 지배하게 될 것이다. 즉 문화 전쟁, 이야기 전쟁이 총, 칼, 폭탄의 전쟁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제5장 욕망, 결코 포화되지 않는 시장
- 마음을 읽어야 시장을 읽는다
하워드 가드너의 주요 저작은 다양하지만, 지금부터는 이중에서도 가장 골간이 되는 다음 4가지 저작 <마음의 틀><창조하는 마음><이끄는 마음><변화하는 마음>을 하나하나 차례로 살펴보자.
- 창조하는 마음
그렇다면 나만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이 질문을 좇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의성의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창의성은 거창한 듯 보이지만 실은 내 강점을 통해 차이를 부각시키는 일이다.
창의성은 다음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
① 10년의 숙성 기간을 거치고 나서 10년간 발휘되고, 그 다음 10년간 다른 분야로 확산된다. 이른바 ‘10-10-10’의 법칙이다. 그러고 보면 뭐든지 10년은 목숨 걸고 해봐야 하는 셈이다.
② 창의성은 ‘다섯 살 아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피어난다. 창의성의 천재들은 모두 어린아이의 감수성을 체화하고 있었다. 아이의 마음은 모든 것에 대한 경이와 풍부한 상상력과 모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낯선 것에 열려 있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욕망으로 넘쳐난다. 자기검열 없이 세계를 받아들일 줄 아는 다섯 살짜리 아이는, 편견을 가진 어른이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사물과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다.
- 이끄는 마음
『이끄는 마음』에서 가드너는 ‘스토리텔러로서의 리더’를 강조한다. 리더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와 느낌 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한 마디로 리더란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도구는 다름 아닌 이야기다. 즉 모든 리더는 스토리텔러여야 한다. 때문에 가드너는 “진정한 리더가 되려거든 스토리텔러가 돼라!”고 말한다. 리더의 유형은 3가지다. 전통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는 리더, 전통적인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하는 리더,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리더다. 물론 가장 강력한 리더는 세 번째 리더, 즉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내고 이것을 통해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리더다.
- 변화하는 마음
마음 변화의 7가지 지렛대
① 이성(reason) : 관련 요소들을 확인하고 하나하나 따져본 다음 전체적인 평가를 내린다.
② 연구 조사(research) : 통계자료를 사용한다.
③ 동조(resonance) : 빈틈없는 논리, 적절한 연구 조사, 청중의 동조가 있을 때 마음 변화의 최대효과가 나타난다.
④ 표상의 재구성 : 마음의 변화는 그 내용이 수많은 형식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공될 때 보다 강한 확신을 줄 수 있다.
⑤ 자원과 보상 :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상적 자원의 제공은 마음의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낸다.
⑥ 실제 사건들 : 실제 사건들이 마음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⑦ 저항 : 마음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양한 형태의 저항을 파악해야 한다.
- 끊임없이 학습하라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는 학습 또한 큰 역할을 한다. 조직이든 개인이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즉 스스로 학습의 메커니즘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오래전에 씌워진 지식의 월계관도, 시간이 흐르면 천천히 낡아 간다. 정확히 말하면 배움이 몸에 익어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진짜 공부(工夫)는 ‘몸 공부’다.
- 나만의 감성 바이러스를 만들어라
혹시 ‘가을의 속도’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가을은 단풍과 함께 오며, 단풍이야말로 가을의 속도를 재는 바로미터다. 한국의 단풍은 리트머스지에 물이 흡수되듯이, 대개 9월말 즈음 설악산과 오대산의 산머리에서 시작되어 산 아래 쪽으로 하루 40미터씩, 북쪽에서 남쪽으로는 하루 25킬로미터씩 소리 없이 이동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산과 들, 심지어는 도시의 아스팔트 위까지 뒤덮는다. 어제 저녁까지 파랗던 나뭇잎이 다음날 아침이면 붉게 물드는 신기한 전염이다. 즉 이 단풍은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색감의 바이러스’를 산포하며 점령군같이 다가오는 자연세계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다.
- 시장은 공감의 장이다.
시장은 공감의 장이라는 점을 다시 기억하자. 즉 함께 느끼는 마음의 장, 그 거대한 마음의 장이 바로 시장이다. 돈의 흐름도 주식장의 오르내림도 결국은 사람들이 공감과 동감의 그래프를 그리며 연출해내는 거대한 감성의 흐름이다. 이렇듯 요즘의 시장은 공감과 동감의 원리에 따라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여기에서 바로 감성의 시장이 열린다. 그리고 이 감성의 시장은 이제 ‘필요’가 아닌 ‘욕망’의 시장이다. 필요에 따른 상품을 파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욕망을 담은 상품을 파는 시장은 새롭게 확장되고 끝없이 펼쳐진다. 즉 욕망의 시장, 감성의 시장은 한계가 없다.
에스키모에게 냉장고와 에어컨을 파는 일. 필요가 아닌 욕망.
이 욕망의 시장, 감성의 시장에서 생존하고 승리하려면 무엇보다 소비자와 사용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그들의 마음과 끊임없이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와 사용자의 욕망의 원천을 타고 들어가 그 욕망의 저수지에 다다르고 그 마음의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이제 마음산업은 제5의 산업이다. 농업ㆍ어업ㆍ임업ㆍ목축업 등의 제1산업, 제조업ㆍ공업 등의 제2산업, 물류ㆍ유통 및 서비스업 등의 제3산업, IT 등 하이테크 중심의 제4산업을 넘어, 이제는 제5산업으로서의 마음산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하이테크’의 수준을 넘어선 ‘하이터치’의 산업이자 고감성,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다. 시장의 감성화가 가속화되면서 마음산업도 엄청난 규모로 확장되고 있다. 바야흐로 ‘마음산업시대(the age of mind industry)’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마음산업시대의 승자가 되려면 가장 먼저 개인과 조직의 ‘마인드 파워’를 키워야 한다.
기업의 CEO는 마음 산업을 이끌만한 ‘감성 리더십’을 갖추고, 기업은 강력한 감성 바이러스가 담긴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이제 이 마음산업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의 주인이 될 것이다.
제6장 유혹, 소리 없는 점령군
- 유혹하는 것만이 생존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거대한 유혹의 향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생명체도 생명을 지속하고 번성하려면 유혹이 필요하다. 생명체는 그 유혹의 성과만큼 존재를 이어간다. 새들의 노래, 귀뚜라미의 울음, 반딧불이의 불빛, 노루의 사향, 이 모두가 유혹의 다양한 수단과 방식이다. 결국 생명의 지속과 번성은 유혹의 성과에 달려 있다. 유혹은 생명력의 발현이고 살아 있다는 증거다. 유혹이 얼마나 강한가는 그 생명이 얼마나 건강한지를 말해준다. 건강하지 못한 생명은 밀고 당기기의 긴장을 견뎌내지 못하고 빨리 결말을 지으려 하거나 아예 포기해버린다. 실제로 모든 인간은 유혹해야 살아남는다. 그것은 연인 사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은 대중을 유혹해야 하고, 상품은 고객을 유혹해야 하며, 기업은 시장을 유혹해야 한다. 유혹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유혹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 유혹은 생존에의 사투
- 비즈니스는 고객을 향한 쉼 없는 유혹이다.
유혹은 생존을 위한 사투와 다름없다. 즉, 유혹하면 살고, 더 유혹할 수 없으면 죽게 된다. 오늘날 유혹은 남녀 사이에는 물론, 일과 사업, 아니 시장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다. 모든 비즈니스는 다름 아닌 고객을 향한 유혹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늘 매력 있는 상품을 요구한다. 매력 있는 상품을 만들려면 반드시 유혹적인 요소가 필요하며, 그 유혹의 요소는 오감과 문화적 독특함을 고스란히 담은 것이어야 한다.
- 소프트 파워, 그 유혹의 힘을 키워라
소프트 파워는 곧 유혹의 힘이고, 유혹의 힘은 다름 아닌 매력이다. 유혹하는 힘, 즉 매력이 경쟁력이고 국력인 시대다. 이제 유혹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키워드가 되었다. 매력이 있어야 팔리기 때문이다. 결국 매력 있는 기업, 매력이 넘치는 나라를 만드는 일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진정한 나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나의 소프트 파워는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보는 일이다.
제7장 매너,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
- 매너의 힘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MBA 과정에서 유수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당신이 성공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응답자의 93%가 능력, 기회, 운 등이 아닌 ‘매너’를 꼽았다.
- 원칙이 분명하면 유연해질 수 있다.
- 매너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다.
사람은 늘 관계 속에 존재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상호의존의 고리 속으로 들어간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이라는 것이 있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서로 커뮤니케이션한다고 할 때, A의 I와 B의 I가 있는 그대로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I : Identity, 본질, 정체성) 그렇다면 무엇이 서로 마주치고, 무엇으로 서로 소통하며, 무엇을 서로에게 보이는 걸까? 바로 ‘me(보여지고 기대되는 나)’다. 바꿔 말하면 ‘상대에게 기대 된 나’가 서로 소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관계,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이 기대하는 나, 상대방이 보는 내 모습이 상대에게 만족스러울 때 가능해진다.
매너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다. 그만큼 좋은 매너는 공감과 신뢰, 감동을 준다. 많은 성공한 CEO들이 자신의 성공 비결을 좋은 매너에서 찾았듯이, 좋은 매너는 공감, 신뢰,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삶 자체를 멋지게 만들어 준다. 또, 매너는 배려다. 관계 속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매너란 ‘관계에 대한 감수성’이다. ‘역지사지’로 입장 바꿔 생각 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매너의 기본이다.
- 문화와 문명, 그리고 매너의 등장 : 문명화 과정 = 매너의 역사
제8장 전쟁, 먼저 사람을 얻어라
- 전쟁은 또 하나의 경영이다
전쟁은 하나의 경영이다. 사람을 다루고, 변화에 즉각 대응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승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시장도 곧 전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쟁도 사람이 하는 것인 만큼 그 승리도 사람에게 달려 있다. 즉 전쟁에서 이기려면 인간을 탐구해야 하며, 그것은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쟁은 최고의 인문학 주제로도 손색이 없다. 거기에는 대서사시에 버금가는 수많은 인간 드라마의 극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경영인이라면 누구나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라
조지 마셜은 사람을 대하는 데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다.
① 상대방을 명예롭게 하라.
② 일을 맡겼다면 끝까지 믿고 기다리며 배려하라.
③ 정직한 실수라면 관용을 베푸는 데 인색치 말라.
마셜은 육군참모총장이 된 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 일은 그저 승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한 것뿐이다.” 브래들리, 아이젠하워, 클라크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조지 마셜은 “승리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 것뿐”이라고 말했지만, 결국은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 진정한 리더십은 승리의 어머니다. : 조지 마셜
“전쟁터에서 부대를 지휘한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인내심과 강인함을 필요로 합니다. 부하들이 굶주리고 지친 데다 절망적인 불안과 위험에 빠져 있을 때, 긍정적인 리더십과 강인한 체력을 지닌 사람만이 그들의 사기를 북돋워줄 수 있습니다.”
“진정 위대한 지휘관은 모든 난관을 극복해야 함을 기억하십시오. 전투는 단지 극복되어야 하는 어려움의 연속일 뿐입니다. 장비 부족, 식량 부족 등 무엇 무엇이 부족하다는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승리함으로써 자기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십입니다.”
- 아이젠하워 원칙, 문제를 단순화하라
아이젠하워의 진짜 무기는 특유의 미소도, 탁월한 균형 감각만도 아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복잡한 문제를 단순명료하게 풀어낼 줄 아는 능력이었다. ‘아이젠하워 원칙’이란 말이 있다. 이는 어지러운 혼돈상태를 단순하게 정리 정돈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먼저 따로 마련한 빈 책상 위나 빈 공간 바닥을 4등분한다. 그리고 4등분한 공간에 각각 번호를 매기고 1번 공간에는 버릴 것을, 2번 공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지시해 처리할 것을, 3번 공간에는 연락할 것을, 4번 공간에는 지금 당장 직접 처리할 것을 배치한다. 그러면 정작 책상 위는 일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말끔히 치워진다.
프레드 그린슈타인 교수는 “대통령에게는 의사소통 능력, 조직 능력, 정치력, 통찰력, 인식 능력, 감성 능력 등이 필요하지만, 이 중에 감성 능력이 결핍되면 다른 모든 능력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감성 능력은 다른 능력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그린슈타인 교수에 따르면, 그 감성 능력의 토대는 다른 아닌 정서적 집중력이다. 머릿속과 주변이 잡동사니로 가득한 상황에서는 사실 정서적 집중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자칫 복잡한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쉽다. 이럴 때, 정서적 집중력을 통해 감성 능력을 배가시킴으로써 전 미국인으로부터 “I Like IKE”라는 애정 어린 호응을 얻은 동시에 가장 대통령다운 대통령으로 존경받았던 아이젠하워는 분명히 주목해볼 만한 인물이다.
- 조지 패튼의 7가지 리더십
① 열정을 불어 넣어라
② 병사들과 함께 뒤엉켜라
③ 끊임없이 신뢰를 확인시켜주어라
④ 병사들을 아껴라
⑤ 지체 없이 포상하라
⑥ 무자비하게 진군하라 : “우리는 멈추지 말고 진군해야 한다.”
⑦ 번쩍번쩍 광나게 닦고 손질하라 : 왜 구두를 닦는가? 왜 옷에다 각을 잡는가? 이유는 하나다. 자신을 다듬어야만, 그 안에서 자긍심도 넘치기 때문이다. 자기긍정, 자기존중은 리더십의 기초이자 출발점이다.
- 마셜, 맥아더, 아이젠하워, 패튼이 리더에게 보내는 4가지 메시지
① 독서하라 : 읽어라. 읽어야 힘을 얻을 수 있다.
② 자신부터 군기를 세워라 : 군기를 날 선 상태로 유지하고 강화하지 못하는 리더는 전쟁을 패배로 몰고 가는 잠재적 살인자와 다름없다.
③ 시간을 손에 넣어라 : 전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쟁에서는 15분 더 버티는 쪽이 이긴다. 모두들 시간을 아끼며 살지만, 승리하기 위해서는 더 아껴야 한다. 어쩌면 적이 아닌 시간과 싸워 이겨야만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리더는 반드시 시간의 마스터가 되어야 한다.
④ 과감하게 공격하라 : 언제 어디서든 과감해야 한다. 전쟁은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끊임없이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 번 놓친 주도권은 되찾기 힘들다. 좀 더 과감해져야 하는 것도 그래서다.
제9장 모험, 패배 앞에 무릎 꿇지 말라
- 죽도록 도전한 사람
섀클턴은 무려 3차례에 걸쳐 남극을 탐험했는데, 첫 번째는 1901년, 두 번째는 1907년, 세 번째는 1914년 12월부터 1916년 8월까지, 무려 635일간의 사투를 진행했다.
- 섀클턴의 위기탈출 리더십 7가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들은 그 악조건 속에서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올 수 있었을까? 과연 섀클턴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그들을 전원 생환시키는 기적을 이뤄냈던 것일까?
① 그는 대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주인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② 그는 불필요한 것은 가차 없이 버렸다.
③ 그는 오기를 부리지 않았다.
섀클턴을 플렛 섬까지의 행군은 무리라는 사실이 얼마 안가 드러나자 즉시 행군 계획을 중단했다. 보트를 끌고서는 부빙 사이의 협곡을 도저히 건널 수 없었던 것이다. 즉 그는 포기해야 할 것을 빨리 포기할 줄 알았으며,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27명의 생명을 존중했다.
④ 그는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미래를 준비했다.
⑤ 그는 최종 목표를 잊지 않았다.
결국 섀클턴은 대원들에게 이 섬에 안착하는 것이 목표가 아님을 확실히 주지시켰다. 리더는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최종 목표를 바라봐야 한다. 리더가 그것을 잊지 않아야만 따르는 이들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⑥ 그는 과감하게 도전했다.
⑦ 그는 끝까지 책임졌다.
섀클턴 리더십의 완성은 바로 이 ‘끝까지 책임진다’에 있었다. 그는 엘리펀트 섬에 도착하자 22명의 대원들을 남겨놓고 5명만 데리고 보트를 띄웠다. 끝까지 희망의 돛대를 놓지 않았던 것이다.
섀클턴과 27명의 대원들은 결국 애초에 계획했던 남극 횡단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 실패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다. 그 어떤 성공보다도 위대한 것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섀클턴은 그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를 펼쳐 보임으로써 도전과 모험의 위대함을 일깨워주었다.
제10장 역사, 흥륭과 쇠망의 이중주 : 쇠망사(衰亡史)
- 로마 제국의 교훈, 자만하지 말고 항상 깨어 있으라
로마가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이 로마의 멸망도 수많은 징후의 누적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로마 제국의 쇠망사에서 어떤 교훈을 찾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늘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쇠망의 징후를 포착할 수 있도록 항상 눈을 크게 뜨고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위기는 매순간 존재한다. 로마사만 봐도 평화로운 시기는 위기와 위기 사이의 휴식 정도였을 뿐, 몇 백 년 간 태평성대가 지속된 적은 없었다. 강건한 위대함도 일정한 때가 오면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겸손해야 한다. 겸허한 눈을 가져야 한다. 겸허한 눈만이 위기를, 쇠망을 징후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흥륭은 이미 쇠퇴의 그늘을 안고 있다
- 흥륭의 이유가 쇠망의 원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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