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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차수정]'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김선우]

잘 돌아오기 위해 떠남


오로빌
'새벽의 도시'라는 뜻의 오로빌은 인도 남부 코르만젤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모든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이상을 꿈꾸던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신념에 따라 1968년 첫 삽을 떴다. 전 세계 40여 개국 2천여 명이 모여화와 공존을 실험하고 있는 생태 공동체이자 영적 공동체이다.

그녀는 '가장 중요한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로빌에 살면서 여러 일에 종사했는데, 최근에 하는 일이 바로 타운홀에서 마사지를 해주는 일이다.
오로빌리언 중에서 타운홀 근무자들은 외부인들을 상대해야 하고 비교적 많은 실무에 시달리는 편이라 내면을 돌볼 여유가 너무 없어 보였단다. 조는 화도 짜증도 자주 날 수 밖에 없는 타운홀 근무자들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플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녀는 바로 그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 오로빌은 참 이상하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느냐, 무얼 해서 돈을 버느냐 물었을 때 모두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먹고산다, 고 말한다면 그런 세상의 존재 목표나 집단 윤리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 - 물질의 사람, 영혼의 사람

사랑에 빠진 이들은 예쁘다. 
지상에서 제일 힘이 센 사람들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깊은 친밀감과 마법같은 일체감.
사람이 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사랑의 감정이 있기 때문일 터.   
사랑이 없다면 인생은 얼마나 지루할 것이냐.
사랑하지 않는 순간은 손해다. 
설령 사랑 때문에 아프게 될지라도 사랑에 빠지는 것이 남는 장사다. - 사랑에 빠진 이들은 예쁘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들이 참으로 행복하기를. 고통 속의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하늘에 계신 신성이 아니라 나의, 우리의 가슴 속에 있는 신성이 잘 깨어나기를. 사랑과 평화. 자유와 감사. 용기와 지혜. 겸허와 초심. 지상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 동참하는 마음을 잃지 않기를. 특히나, 나누어 흘릴 눈물이 마르지 않게 마음을 잘 열어두고 살 수 있기를 - 흰 꽃술 항아리를 안고 당신이 바라본 곳

풀잎을 닦아주는 여자라니!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는 난도 아니고, 전체가 나무며 풀 천지인 숲에서 특별해 보일 것 없는 덩굴풀의 넓적한 잎사귀를 닦아주는 여자! 가까이 다가가는 내 기척을 느끼자 여자가 고개를 돌리고, 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여자는 내 게 아주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이내 풀잎 닦는 자세로 돌아간다. 매우 매우 평화롭고 맑은 에너지가 그녀 주변에 흐른다. - 모든 것은 돌보는 누군가가 있다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고 즐기며 잘 놀줄 아는 사람들.
인간 본연의 행복을 찾기 위해 계속 실험중인 공동체.
오로빌, 어떤 곳일까? 궁금하다. 그러나 작가는 말한다. 오로빌은 '유토피아'가 아니라고..
유토피아는 각자 만들어 가는 것.

리뷰어 차수정 천연염색체험태후사랑 (십정1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