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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검색해서 찾아내면 된다고 믿지만 이는 착각이고 환상이죠.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의 답이 어디 주어져 있나요?"

불량 사회와 그 적들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장하준(Ha-Joon Chang),도정일,조국,김두식,엄기호
출판 : 알렙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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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일 경희대학교 명예 교수(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장) "한국을 '좀비의 나라'로 만드는 바이러스에 맞서라."

지식사회, 지식경제, 정보지식 같은 '지식 타령'에서 보듯이 지금 우리 사회를 휘어잡고 있는 지식정보주의 사고구조입니다.
정보도 중요하고 지식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보만 있으면 된다. 지식만 있으면 된다는 건 아니거든요. 정말이지 천만의 말씀입니다. 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보를 판단하는 비판적 능력이고, 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식을 생산하는 '생각의 능력'입니다. 사물과 현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해석하는 힘,  기존 지식의 틀을 넘어 엉뚱한 생각을 해보는 상상력, 남들이 던지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하는 지적 모험, 인간과 세계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능력-이런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넘어선 곳에서 작용하는 생각의 능력입니다.
그런데 지식만능주의는 지식이란 기성품으로 만들어져 어딘가에 주어져 있다. 인터넷에 있고 위키에 있다. 그것을 사냥하고 검색해서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라고 믿게 합니다. 이건 착각이고 환상이죠. 쉬운 예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이 지식의 형태로 어디에 주어져 있나요? 정답이 있나요? 아니죠.
지식만능주의는 지식이란 것이 사과나무에 사과 달리듯 거기 어딘가에 달려 있을 것이므로 내가 가서 따기만 하면 된다는 착각과 함께 무슨 수학문제 풀듯 '정답 찾기'의 환상 속으로 사람들을 몰아갑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정답 찾는 훈련에 몰두하도록 훈육됩니다. 그래서 정답이 없는 문제, 판단과 해석과 의미를 요구하는 문제를 만나면 망연자실 기절하지요.-57

도정일 교수님의 말씀은 언제고 고개를 연신 끄덕끄덕이게 하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참으로 부끄럽게 하지요. 과연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조차도 나는 제대로 해본적이 없습니다. '나는 어떤 직업을 갖는게 좋을까요?'같은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조차 인터넷에 올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들의 통해 나를 확인하는 모습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니던가요.


※이번주 테마도서인 '불량사회와 그 적들'은 2월 18일(토)로 예정된 북나눔나우 오프모임의 주제도서입니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길 희망하시는 분은 여기에서 참가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