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그림자를읽다어느자살생존자의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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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질 비알로스키 (북폴리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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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예민한 사람들은 일을 찾거나 배움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도 스스로 보호벽을 세우지 못한다. 다시 말해, 주어진 조건에 잘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아 번식하는 자연도태의 생존 경쟁에서 모두가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자살자들은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일깨워준다.- p. 132


 

 자살하는 방법 중 하나: 나치부대에 줄서서 얼짱포즈하고 있기.

 

 내 나이 7살 때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뭐 아무 상처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은 그 자살이 매우 충동적인 생각에 기반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눈 앞에 있는 햇살이 너무 싫어서 죽고 싶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어머니의 관심을 끌려고 했기 때문에.

 사회관계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그건 초등학교 때 이야기이고, 가족 내부에서는 항상 부족한 거 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자살을 생각하게 된 것일까. 나중에 내가 집에서 나오고, 우리 가족 사이에 갈등도 논쟁도 점점 줄어가고 있을 때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부모님과 같이 하게 된 적이 있었다. 그 때 넌지시 우회적으로 그 일에 대한 암시를 꺼냈다. 어머니가 멈칫하더니, 내가 한 살 때 우리 집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렇게 쇼크를 먹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기억도 못 하는 한 살 때 일이 그렇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쇼크였다. 그 것이라면 내가 남동생에게 과하게 집착했고, 결국엔 혼자 분노했던 이유도 설명된다. (어머니가 동생이 알게 되면 어쩌나 하도 불안해하셔서 내용은 여기에도 쓰지 않을 거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하면 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날 사랑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난 그저 유령일 뿐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 그 상황을 분명히 경험해 보았다. 그 상황 때문에 자살을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아는 사람이 자살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 특히 '자살생존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자살하는 사람을 어떤 형식으로든 사랑하고 있던 사람들은 끝없이 고민을 거듭한다.

 

 "그 사람은 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자살했는가?"
 "그 사람이 자살했던 만큼 주위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를 자살로 몰고 가게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야!"
 "그 사람에게 혹시 우울증같은 병적 증세가 있었거나 원래부터 자살유전자가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에서의 결론은, 어느 것도 확실치 않거나, 혹은 모든 게 다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킴은 21살에 자살했다. 젊은 사람의 자살은 최악의 일이다. 저자도 임신 4개월에 킴의 죽음을 겪고 나서 심각한 내적 고민에 빠진 듯하다. 그녀는 여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킴의 외부와 내부를 심층까지 파헤칠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내놓았다. 일단 그녀는 어린 시절의 일이 훗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강하게 끌린 듯하다. 프로이트를 좋아하는 본인도 그 이론들엔 어느 정도 찬성한다. 킴의 상황은 어딜 봐도 심각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존재 자체를 거부당했고, 그녀의 마지막 남자친구마저도 그녀를 가지고 놀다가 때리고 급기야는 버렸다. 여성은 사회적으로 아직까지 남성에게 인생을 좌우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남자들도 이것만큼은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내부에 있는 불꽃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마르게 하고, 급기야는 태워버릴 수 있다. 킴처럼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엔 더욱 심각하다.

 상당히 우울한 책이지만, 어떤 자살이론들보다도 훨씬 쉽고 흥미있는 책이다. 나중에 모비딕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비딕을 읽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꼈을 이유없는 공포. 이 책에서는 그 공포의 이유를 상세히 풀어쓰고 있다. 물론 자살과 관련된 다른 책들도 등장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집이라던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던지.

 

집에 가면 항상 아내가 죽은 척을 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료: http://sentya.tistory.com/entry/%EC%A7%91%EC%97%90-%EA%B0%80%EB%A9%B4-%EC%95%84%EB%82%B4%EA%B0%80-%ED%95%AD%EC%83%81-%EC%A3%BD%EC%9D%80%EC%B2%99%EC%9D%84-%ED%95%98%EA%B3%A0-%EC%9E%88%EC%8A%B5%EB%8B%88%EB%8B%A4

 

Though this be madness, yet there is method in 't.

- 미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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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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